Younjin Jeong's Blog

Get busy living, or get busy dying

Good Bye, 2017

2017 한해를 정리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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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은 여러모로 많은 일이 있었던 한해였다. 매년 새해를 맞이할때마다 ‘올 한해에 배운것은 무엇인가’를 돌이켜보고, 또 어떤일을 잘했는지, 어떤일을 잘못했는지를 돌이켜보지만 올해만큼 많은일이 있었던 해도 드문것 같다.

첫째로 돌이켜보게 되는 것은 조직과 조직에서의 나의 생활인것 같다. 개인적 성향상 언제나 새로운것에 열광하고 그것을 배워가는 과정에 얻게되는 다른 배움, 마치 ‘배움의 사이드 이펙트’같은 동작을 선호하다보니 돌이켜 보면 언제나 도전 뿐이다. 도전을 자주하게 된다는 것은 보통 기존에 있는 것들과 얕게든 깊게든 충돌하게 마련인데, 요 몇년은 정말 격하게 충돌하며 살아온것 같다. ‘밥그릇은 밥통을 키워야 숫자가 더 나오는 것이지, 있는걸 지키면서 내 몫을 차지하는 것은 잘못된것 같다’는 개인적 사상은 조직안에서 여려 상황과 충돌한다.

어린 시절에 비교적 작은 규모의 일을 고치면 되는일이 많았다면, 이제 혼자서 발악을 해도 이루기 힘든 규모의 일들에 도전하고 있는것 같다는 느낌이다. 그 속에서 전에는 없었던, 내 마음처럼 되지 않는 타인에 대한 실망 때로는 미움이 여러모로 부정적 영향을 미친것 같다. 이 부분은 아마존에서 일할때 매우 뛰어난 매니저와 일을 하면서 참 배운것이 많았다고 자부했는데 사실은 그렇지 못했던 모양이다. 팀이 성공으로 향하는 길은 어렵고 그 속에서 일어나는 조직안의 개인으로서의 감정을 어떻게 다스리느냐가 관건인데, 이 부분에서 올바르지 못한 결정을 많이 내렸던것 같다.

반대로 팀을 구성하는데 서로 다른 역할 뿐 아니라, 서로 다른 성격을 가진 사람들과 일할때 역시 큰 효과가 난다는 것도 연속된 배움 중 하나다. ‘다양한 견해’란 정말로 중요하다. 그리고 서로 다른 견해를 공유하고 경청하는것은 이해에 이르지 못하더라도 그 자체로 매우 중요한 팀 활동이라고 생각된다.

Team

남들이 처음부터 그거 잘될거라고 고개 끄떡이는 일을 시작해 본 적이 별로 없다. 그 선택의 결과는 보통 좋았지만, 그 과정은 항상 치열했다. 권한과 싸우고 프로세스와 싸우며 새로운 방법이 옳다는것을 증명하고 그런 과정, 실패가 반복되는 그런 치열한 과정 후에 찾아오는 성공은 언제나 달콤했다. 그리고 이번에도, 고된 시간들이었지만 그 속에서 새로운 팀이 만들어지고 있고, 이 새로운 팀의 역량이 기대되는 2018년이다. 조력자로서의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으면 좋겠다.

두번째로는 기술에 대한 부분이다. 기술로 밥 벌머먹고 사는 사람이 끈을 놓게 되면 회복이 힘들다. 동시에 밀물처럼 쏟아지는 다양한 기술의 홍수속에 ‘선택’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도 혼란스러웠던 지난 몇년이다. 이 부분에 있어 현재 다니고 있는 피보탈에서 배운것들로인해 방향성을 얻게된것 같다.

‘기술은 사업적 가치없이 영속되지 않는다’는 개인적 경험은 틀리지 않았던것 같다. 사업에 기술이 어떻게 필요한지 접근하는 것이 기술을 사업으로 만드는 접근보다 보통 옳다. 그런 의미에서 IoT, Cloud Native, MSA, DevOps, ML, DL 이런 마케팅화 된 단어들 속에서 허우적거릴 것이 아니라, 사업이나 제품의 필요를 바탕으로 조합된 기술이 배포되어 운영될 수 있도록 하는것에 초점을 맞추면 나머지는 자연히 따라오게 마련인것 같다.

사업과 기술, 그 연결의 지점에서 엔지니어로서 수행해야 할 역할, 그리고 그 역할을 잘 수행하기 위한 방향성을 찾음으로 인해 앞으로 무얼 어떻게 공부해야겠다는 지향점이 생긴것이 큰 소득 중 하나다.

다음번의 커리어는 서비스를 개발하고 운영하는 역할을 맡고 싶었는데, 다음 커리어로의 전환은 시간을 조금 더 두어야겠다는 결론이다. 그래서 개인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누군가는 ‘엣지 컴퓨팅’, 또는 ‘로보틱스’라고 부를지 모르겠지만, 요는 하드웨어를 통제하는 소프트웨어 기술, 그리고 이 소프트웨어의 서버측 소프트웨어와의 통신 및 제어라고 할 수 있다.

기반은 MIT Racecar 프로젝트인데, 다양한 것들을 배울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약간 정리해 보면, 카메라와 GPGPU를 사용한 비전 컴퓨팅, 센서 네트워킹, 서보 및 모터의 제어, 그리고 이것과 관련된 다양한 정보의 전송등 이다. MIT Racecar 와 동일한 수준의 구현은 이미 코드 및 하드웨어 구성과 같은 것들이 공개 되어 있으므로 1차 목표는 거기까지, 2차는 특수 제어목적을 가지고 개선하는 것이다. JetsonHacks 페이지도 도움이 많이 되는데, 짬나는 시간에 이것 저것 해볼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재미가 있다.

JetsonHacks RaceCAR

진행하는 각 과정은 블로그에 자세하게 기술해 볼 생각이다.

세번째는 개인적 삶에 대한 것이다. 포기를 하면 얻는것이 있고, 얻는것이 있으면 잃는것이 있다. 다만 얻는것은 무엇하나 쉽게 얻어지는 것이 없고, 지치고 힘들어 그로기 상태가 될때 비로소 보이는게 있더라.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연애나 결혼은 깔끔히 포기했다. 아니 사실 포기했다기 보다는 점점 무념무상의 상태가 되었다. 이것이 올해 아주 큰 변화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인생에 그런것이 앞으로 없을것이라고 굳이 생각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자연스러운 반대 급부로 여유와 시간이 생겼다. 가고 싶은곳은 언제든 갈 수 있고, 먹고싶은 것은 어지간하면 언제든 먹을 수 있으며, 하고 싶은것도 큰 문제가 없다면 할 수 있다. 아마 이 여유를 잃기 싫어서 포기하게된 것도 같다는, 뭔가 서로 물려있는 느낌이다. 메모리 크기와 디스크 크기의 관계에 따른 캐싱 알고리즘 선택과 같은 느낌이랄까.

여느때보다 치열했던 2017년이다. 30대 후반에 접어들어서도 그렇겠지만, 모든것이 변하는 속에서 무엇으로 변해야 할지 조금 알게된 것 같다. 그리고 생각보다 나를 걱정해 주는 분들이 주변에 많아서 아주 고마움을 느끼기도.

2018년, 또 다른 수많은 실패와 배움, 그리고 목표에 도달이 있기를 희망해 본다. 팀과 함께, 그리고 개인으로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