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의 인재란 무엇인가 — 100명의 엔지니어링 조직을 운영하며
AI가 파격적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매일이 다르다는 말이 과장이 아닌 시대를 살고 있다.
100여 명 규모의 엔지니어링 조직을 운영하면서, 이 변화의 한가운데에서 느끼는 것들이 있다. 기술의 변화 그 자체보다, 그 변화를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에서 보이는 차이가 훨씬 더 크게 다가온다. 그리고 그 차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좁혀지기는커녕, 극명하게 벌어지고 있다.
AI가 만들어내는 양극화
AI를 사용하는 사람과 사용하지 않는 사람 사이의 결과물 격차는 이제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커밋하는 코드의 양, 새롭게 발견하는 기능의 수, 배포 횟수, 문서 작성의 양—모든 영역에서 양극화가 일어나고 있다. 같은 시간, 같은 조직, 같은 문제를 놓고도 아웃풋의 차이가 몇 배씩 벌어진다.
이것은 단순히 도구를 쓰느냐 안 쓰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사이에는 근본적인 차이가 존재한다.
첫째, 호기심이 강하다. 새로운 도구가 나오면 일단 만져본다. 두려움보다 궁금함이 앞선다. 이것이 중요한 이유는 AI 도구의 발전 속도가 너무 빠르기 때문이다. 6개월 전의 베스트 프랙티스가 오늘은 이미 낡은 방법이 되는 세상에서, 호기심 없이는 도구의 진화를 따라갈 수 없다. 호기심은 학습의 시작점이며, 학습이 없으면 도구는 그저 비싼 장난감에 불과하다.
둘째, 주어진 문제를 넘어서려 한다. 할당된 업무의 범위를 넘어, 그것과 관련된 문제까지 함께 해결하고 싶어 한다. 물론 권한의 경계가 있다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그것이 '권한의 문제'가 아니라 '기술의 문제'라고 판단되면, AI를 활용해서 그 경계를 뛰어넘으려 한다. 왜 이것이 중요한가? 현실의 문제는 한 사람의 업무 범위 안에서 깔끔하게 해결되지 않기 때문이다. 프론트엔드 버그의 원인이 백엔드 API 설계에 있고, 배포 지연의 근본 원인이 인프라 설정에 있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경계를 넘어서려는 의지가 없으면, 문제의 증상만 반복적으로 치료하게 된다.
셋째, 결과를 통해 신뢰를 만든다. 앞의 두 가지—호기심과 경계를 넘어서는 의지—가 있더라도, 그것이 실제 결과로 이어지지 않으면 주변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 그리고 신뢰가 없으면 더 큰 문제를 해결할 기회 자체가 주어지지 않는다. 호기심이 학습을 낳고, 경계를 넘는 의지가 문제의 본질에 도달하게 하며, 그 과정에서 만들어낸 결과가 다시 더 큰 신뢰와 기회로 돌아온다. 이 세 가지는 서로를 강화하는 선순환이다.
이 차이는 작아 보이지만, 시간이 쌓이면 전혀 다른 궤적을 만들어낸다.
비전이 먼저다
우리가 무엇을 만들어야 하는가는 여전히 비전의 영역이다. 시장의 상황, 사업적 맥락과 맞아야 제품이 성공한다는 점은 AI 이전이나 이후나 변함이 없다. 비전이 올바르지 않은데 생산성만 높아진다고 사업이 잘 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한 가지가 달라졌다. AI를 통해 비전이 올바른지 예전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검증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예전에는 검증에 몇 달이 걸리던 가설을, 이제는 며칠 만에, 때로는 몇 시간 만에 시험해볼 수 있다. 이것은 조직의 학습 속도 자체를 바꾸는 변화다.
이 시대가 원하는 인재상
이런 것들을 종합해보면, 결국 이 시대가 원하는 인재란 어떤 사람인가라는 질문에 다다른다. 최근 1년여간 조직을 운영하면서, 서로 다른 시기에 서로 다른 조직에서 배운 세 가지 기준이 놀랍도록 잘 작동하고 있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 전장에서 태어난 원칙, 세계 최대 클라우드 기업의 행동 강령, 그리고 실리콘밸리 엔지니어링 문화의 정수—이 세 가지가 AI 시대의 인재상으로 수렴하고 있다.
Extreme Ownership
Jocko Willink와 Leif Babin—두 명의 전직 미 해군 특수부대(Navy SEALs) 장교가 이라크 전장에서 체득한 리더십 원칙을 정리한 개념이다. 핵심은 단순하다. 리더는 자신의 영역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대해 완전한 책임을 진다. 실패가 발생했을 때 외부를 탓하기 전에 자신이 무엇을 다르게 할 수 있었는지를 먼저 본다. "나쁜 팀은 없다, 나쁜 리더만 있을 뿐이다(There are no bad teams, only bad leaders)"라는 말로 요약되는 이 철학은, 군사 작전의 맥락을 넘어 조직 운영의 보편적 원칙으로 자리잡았다.
내가 이것을 조직 운영에 적용하면서 느끼는 점은 이렇다. 문제는 주어진 영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그리고 권한은 한 사람에게 모두 허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내게 주어진 일만 하는 사람"과 "내가 주어진 일을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것을 아는 사람"은 다르다.
여기에 의지가 덧붙여지면, 그 권한을 가진 사람과 협업하기 위한 구조와 태도를 스스로 만들어낸다. 남의 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것은 우리가 늘 들어왔던 "회사를 너의 것처럼 생각하라"는 다소 공허한 주인의식과는 다르다. Willink의 표현을 빌리자면, 그것은 감정이 아니라 행동이다—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겠다는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태도.
Deliver the Result
Amazon Web Services에서 일하면서 체득한 원칙이다. Amazon의 16가지 Leadership Principles 중 하나인 "Deliver Results"는 이렇게 정의된다: "리더는 비즈니스의 핵심 인풋에 집중하고, 적절한 품질과 적시에 결과를 전달한다. 역경에도 불구하고 상황에 대응하며, 결코 타협하지 않는다(Leaders focus on the key inputs for their business and deliver them with the right quality and in a timely fashion. Despite setbacks, they rise to the occasion and never settle)."
여기서 "적절한 품질(right quality)"이라는 표현이 핵심이다. 완벽한 품질이 아니다. Amazon에서는 항상 원하는 만큼의 시간과 자원이 주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원하는 방식'이 아니라 '필요한 방식'으로 일을 해낸다. 이것은 문제의 해결이 아니라 권한을 획득하려는 사람과 구분할 수 있는 가장 큰 지표이기도 하다.
문제를 실제로 해결하여 성과를 만들어내는가. AI를 죽도록 사용하는 것과, 실제로 그것을 사용하여 결과를 내는 것은 다르다. 보통의 양극화는 바로 이 지점에서 나타난다. 토큰을 아무리 많이 소비해도, 그것이 결과로 이어지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반대로, 결과를 만들어내는 사람은 AI를 도구로서 정확하게 활용하고 있는 사람이다.
Be Kind
Pivotal Labs에서 배운 것이다. 1989년부터 이어져 온 Pivotal Labs(현 VMware Tanzu Labs)의 문화는 단 아홉 단어로 요약된다: "Do the right thing. Do what works. Be kind." 창업자 Rob Mee가 만든 이 세 가지 신조는, 애자일과 익스트림 프로그래밍(XP)의 실천을 지탱하는 문화적 토대였다. Pivotal에서는 채용 과정에서부터 공감 능력(empathy)을 명시적으로 평가했고, 누군가 어려움을 겪으면 비난하는 대신 함께 페어링하며 해결했다. 그것이 그들이 말하는 '친절'의 실체였다.
왜 세 번째 원칙이 Be Kind인가. Extreme Ownership은 리더 개인의 의지와 태도만으로도 실천할 수 있다. 내가 책임지겠다고 결심하면 된다. 하지만 Deliver the Result는 다르다. 현실에서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거의 반드시 타인과 협력해야 한다. 내가 가지지 못한 권한, 내가 모르는 정보, 내가 접근할 수 없는 시스템—이것들은 다른 사람의 손에 있다. 그리고 그 사람들이 기꺼이 협력하게 만드는 것, 그것이 Be Kind의 본질이다.
모든 손님이 고객이 아니듯이, 친절은 모두에게 의무적으로 베풀어야 하는 것이 아니다. 여기서 말하는 친절은 조금 다른 차원의 이야기다.
진정한 친절은, 서로를 아직 모르는 단계에서의 태도를 의미한다. 팀원, 함께 일하는 사람, 내가 필요로 하는 권한을 가진 사람—신뢰가 아직 형성되지 않은 사이에서 어떤 태도를 취하느냐가 그 사람의 진짜 모습이다. 업무적으로 만나는 다양한 사람들과 신뢰 관계를 형성하고, 그 신뢰를 바탕으로 권한의 이양과 정보의 취합이 이루어지며, 이것이 올바른 방향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수적인 기반이 된다.
때로 이것은 영업적일 수 있다. 하지만 그 단계를 넘어서 신뢰가 형성되면, 그것은 영업 이상의 관계가 된다. Pivotal이 "Do what works"와 "Be kind"를 나란히 둔 이유가 여기에 있다—실용성과 친절은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 신뢰를 만들어내는 양 축이다.
다시 말해, 이 세 가지는 독립적인 덕목이 아니다. Extreme Ownership으로 문제의 책임을 짊어지고, Be Kind로 협력의 기반을 만들며, Deliver the Result로 실제 성과를 증명한다. 책임 → 신뢰 → 결과, 이 순환이 돌아가는 사람이 이 시대가 원하는 인재다.
실력 있는 사람들이 이 영역에서 가장 취약한 경우가 많다. 반복되는 질문에 지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은 이미 Extreme Ownership과 Deliver the Result가 갖춰져 있을 때의 이야기이며, 신뢰를 구축할 능력이 없는 경우에 불친절한 것은 단순히 무능에 가깝다.
$500K 엔지니어에게 $250K의 토큰을
여기서 Jensen Huang NVIDIA CEO의 이야기를 떠올린다.
Jensen Huang — "$500K 엔지니어에게 $250K의 토큰을 쓰게 하라"
나는 이 말에 깊이 동의한다. 호기심에, 문제 해결을 위해 미친 듯이 토큰을 사용한 경험이 결과로 이어지도록 만드는 것—이것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토큰 비용을 아끼는 것이 아니라, 그 토큰이 만들어내는 가치를 극대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을 '인재'라고 정의한다면, 위의 세 가지가 갖춰지면 누구든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자신의 발전에 기꺼이 투자하며, 문제의 본질에 접근하고자 하는 열망이 강하고,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누구보다 많은 경험을 쌓기를 원하고, 그 경험의 폭과 깊이를 넓히는 데 주저함이 없다.
AI 시대는 바로 이런 사람들에게 날개를 달아주고 있다. 권한의 경계에 막혀 볼 수 없었던 것들, 학습 속도와 시간의 한계로 타인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었던 영역이 이제 해금되고 있다. 이 해금을 통해 미친 듯한 확장을 이루고 있는 사람들이 있고, 그들이 바로 이 시대의 인재다.
마치며
스타트업 같은 팀을 엔터프라이즈 내에 조직하려는 시도는 예전부터 있었다. 누군가는 성공했고 누군가는 실패했다. 그것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클라우드의 등장, 그리고 그 위에서 AI를 활용한 개인의 역할 확장은 비전의 가능성을 더욱 빠른 속도로 검증해내는 수단이 되고 있다. 그 중 누군가는 성공하여 남들과는 다른 영역의 가치를 만들어낼 것이다.
"항상 어디에선가 필요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개인적 가치를 기반으로, 조직에 필요한 것들을 준비하고 공급하고 있다. 측정 지표들이 좋은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 것 같은 방향으로 나타나고 있어, 이 생각을 공유해본다.
조직 내 지식 빈부의 격차를 줄이는 법, 그리고 조직원 간 서로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람들을 찾아내어 지키는 것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다.
AI가 도구를 넘어 환경이 되어가는 시대,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다.
